'KT&G 면세 담배 밀수' 사건 재판에서 밀수·유통 조직이 국내에 불법 유통한 KT&G 면세 담배가 3000만갑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 유통된 면세 담배가 당초 알려진 1648만갑보다 1200만갑 이상 많았던 것이다.

인천지검 외사부는 25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상동)의 심리로 진행된 밀수 사범 윤모씨와 문모씨, 김모씨에 대한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지난 2010년 12월28일부터 지난해 6월27일까지 총 84차례에 걸쳐 면세 담배 '5만8667상자'를 밀수입한 뒤 국내 유통책을 통해 처분했다"고 공소 사실을 밝혔다.

면세 담배 한 상자에는 50보루의 담배가 들어 있고, 한 보루에는 10갑이 담겨 있다.

검찰의 진술대로라면 총 2933만3500갑의 면세 담배가 밀수·유통 조직을 통해 국내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1648만갑보다 78%(1285만3500만갑) 많은 규모다. 검찰은 또 이들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이날 법정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주범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또 다른 김모(미검)씨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한편, 검찰은 면세 담배를 중국으로 수출한다고 세관에 신고만 하고, 실제로는 국내에 불법 유통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관세법 위반 등)로 윤씨 등을 4~5월 순차적으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현재 총책으로 추정되는 김씨 등을 추적하고 있으며, 배임수재 혐의로 KT&G 인천공항지점장 강모씨를 구속하는 등 KT&G와 밀수 사범 간의 유착 관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펼치고 있다.

/박범준·이순민 기자 parkbj2@incheonilbo.com